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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도, 송도의 불빛 그리고 우리들의 불꽃축제! [2009-9-19]

주말 오후 시간을 이용해서 산행을 즐기다가 이 번에는 지하철로 갈 수 있는 서울 근교 바닷가인 오이도로 떠나 봅니다. 지하철 4호선 하행선을 타면 가장 끄트머리에 있는 역이 오이도역입니다. '지하철이 섬으로 간다!' 말인가? 오이도는 육지에서 4Km 떨어진 섬이 일제강점기 때 갯벌을 염전으로 이용하면서 육지와 연결되었다고 합니다.

오이도역입니다. 좀 걸어나가니 큰길이 나옵니다. 옆의 버스정류장에서 30-2번 버스로 오이도입구에 도착합니다. 도로와 나란히 같이한 방조제에 오릅니다.

바다가 보입니다.
바다건너에 보이는 곳이 송도(신도시)인가요?

아직은 더위가 체 가시지 않은 계절이라 바닷바람이 시원하게 몸 구석구석을 누빔니다. 물때도 밀물때라 바람과 함께 바닷물도 내게로 모여듭니다.

하늘의 갈매기는 정신없게 오락가락합니다.

주말오후 오이도를 찾은 시민들이 많습니다. 가족단위로 많이들 오시는 것 같습니다. 저 멀리 오이도의 상징인 빨간 등대전망대가 보이네요^^

오이도에 도착한 시각이 초저녁이라 곧, 수평선 아래로 떨어지는 해의 일몰을 볼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먼 바다를 바라보니 자연스럽게 여러 마리의 갈매기를 볼 수가 있었는데요.

"창공을 가르는.."이란 표현 많이 듣거나 읽어보셨을 겁니다. 구름 한점없는 넓은 바다 위 창공을 갈매기가 가르며 지나갑니다. 마치 낙랑공주가 사랑하는 이를 위해 찢은 팽팽한 자명고의 가죽이 벌이짐과도 같은 상흔이 하늘에도 새겨질 듯 합니다. 갈매기의 날개끝이 그 어느 비수보다 더욱 날까롭게 보입니다.

사람들과 선착장의 컨테이너어들 그리고 정박된 배들로 어수선한 오이도 선착장의 모습은 어느덧 일몰 직후 빠르게 차분해져 갑니다.

어둠은 만물을 곧, 잠재울것만 같습니다.

그러나 잠들 순 없습니다.

떨어지는 해를 마주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밝혀줄 횟집의 네온이 불야성을 준비합니다. 가족, 친구, 모임 등 방조제길 위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이 회안주과 술로 잔치를 벌립니다. 밤이 깊어갈수록 야외 술자리의 사람들은 더욱 취하여 갑니다. 이 날도 술취해서 돗자리나 벤치에 잠든사람, 흔들흔들 취객을 볼 수 있었지만 밉지만은 안더라구요. 어찌보면 이 열린 자연을 벗한 자리에 술로 아니면 정취에 취한 취객이 더욱 인간적으로 느껴집니다.

어둠이 더욱 짙어가면 여기저기서 '펑펑, 핑핑' 폭죽소리가 들리고 바닷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꼬꾸라지거나 휘어저 오르는 불꽃을 볼수가 있습니다. 순간 사그러지는 불꽃이 여리게 느껴지지만 그 순간 만큼은 사람들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줍니다.

선착장에 대기중인 배들과 바다 저 멀리 도시의 불빛이 이국적으로 보입니다. 오이도의 느낌은 육지가 된 외로운 섬이 아나라 언제나 사람들과 함께하는 곳인것 같습니다.

'오이도!, 오이소!'

몇시간의 바닷바람이 끈적입니다. 어쩌면 많은 사람들의 인생사가 끈적이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끝까지 함께해 주셔서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