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구룡산, 한마리 떨어진 용을 찾아서! (2009-8-4)


'포스팅 제목을 무엇으로 정할까?'하다 구룡산 이름의 유래에서 찾았습니다. 구룡산은 옛날에 임신한 여인이 하늘로 오르는 10마리의 용의 보고 깜짝놀라 소리치자, 그 중 한마리는 떨어져 죽고 9마리만 하늘로 올라갔다 하여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과거 용은 위대하고 훌륭한 사람에 비유되곤 했는데요, 특히 임금을 상징하기도 하여 임금의 얼굴을 용안(龍顔), 임금의 옷을 곤룡포(袞龍袍)라고 부릅니다. 그렇다면 한마리의 떨어진 죽은 용은 임신한 여인의 몸속 태아가 되어 임금과도 같은 위대한 인물의 탄생을 암시하는 것은 아닐까요? 아니면 떨어져 죽은 한마리 용이 구룡산이 되었을까요? 이러한 상상에 제목을 지어보았습니다.

"한마리 떨어진 용을 찾아서!"


우선 구룡산은 처음이라 코스선택을 하여야 했습니다. 결정된 코스는 구룡산과 대모산을 잇는 코스로 양재에서 출발하여 구룡산을 거쳐 대모산을 지나 수서로 하산하는 코스였습니다만, 결국 느릿한 발걸음, 개념없는 시간관념으로 구룡산정상에서 대모산으로 가는 도중 구룡마을로 하산을 하게됩니다.

가벼운 차림으로 양재역에 도착하여 양재 하나로마트로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며 구룡산을 바라봅니다. 빌딩에 가려 조각 조각 쪼개진 산의 일부를 볼 수 있더라구요.


등산로의 입구를 찾기가 좀 힘들어 여기인가 저기인가 서성이면서 도로가의 가로수를 바라보니 일부가 말라가고 있더라구요. 찾았습니다! 등산로는 학술진흥원 내에 건물옆 샛길에서 시작이더라구요. 휴~


사실 운좋게 찾았지만 아시는 분들만 다니는 등산로처럼 보였습니다. 학술연구원에서 항시 위의 사진처럼 개방해 주시는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도심과 산속으로 경계를 알리는 저 흰 철조망을 넘겠습니다. 반쯤 열려있는 저 문이 일상의 탈출구가 될 수 있을까요?

좀 전까지만 해도 딛고 있던 아스팔트에서 경계를 지나 흙을 밝는 순간 아! 언제나 그렇듯 시원함과 발목으로 전해오는 편안함이 정말로 좋더라구요!   산 속으로 얼마지나지 않아 쓰러지 나무가 위로 아래로 등산로를 가로지르며 뒤돌아가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심술궂여 보이네요.'

구룡산의 주된 나무수종은 참나무종인 것 같습니다. 열매가 (상수리)도토리죠! 넓은 잎으로 떡을 싸서 먹어서 떡갈나무라네요. 잎가장자리의 물결모양이 둥글고 잎이 정말 넓고 큽니다.


'떡 싸먹기! 충분합니다.'

오르는 동안 구룡산의 흙은 습하지 않고 볕을 잘 받아그런지 뽀송뽀송하단 느낌입니다. 또한 나무들은 충분한 볕을 받아서인지 꽤나 울창하고 넝쿨식물들이 나무에 휘감아 오른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는데요, 또 다른 대표수종격인 아까시나무의 거친 나무등줄기에 오르는 넝쿨잎이 차례대로 앙증맞습니다.


구룡산에는 특별한 볼거리가 하나 있더라구요. 뭐냐구요? 희한한 버섯들이 그것인데요! 아까시나무 밑둥에 자란 버섯, 등산로 옆에 홀로 자란 어린아이 주먹만한 이름모를 버섯들. 버섯중에는 독을 품고있는 독버섯이라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인지 사진을 찍으면서도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했답니다.   감상해보시겠습니다.


성질급한 녀석을 만났습니다.

"야, 이 녀석아! 가서 좀 더 먹구! 좀, 까무잡잡해 지거든 오너라! 새파란 녀석이 벌써 가출(?)은.."

'상투도 없는 댕기머리 벌거숭이 총각같습니다'

도토리는 10월이 되면 갈색이 되어 땅으로 떨어집니다. 흙의 색 또한 갈색입니다. 그렇다면 도토리는 안전하게 흙에 묻히기 위해 자신을 흙과 같은 색으로 변신하는 것은 아닐까요?


아! 저기 첫번째 이정표가 보이는 군요!

한참을 올라온 것 같은데 학술진흥원이 등산의 시작점이니, 음~ 360m 왔다구 써있네요. 베이징올림픽 100m 금메달 리스트이자 세계기록보유자 '우사인볼트'의 경우 100m 기록이 9초69이니까, 약 35초의 거리를 온셈이네요!

더욱 놀라게하는 사실은 구룡산의 정상도 아닌 중간인 '산불감사초소'가 1650m를 가야한다는 군요!!

저랑같이 등산하시는 분이 계신다면, 아마 속 터질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산행을 서두르지 않고 고개들어 산 속 나무의 녹색지붕을 한번 처다봅니다. 따가운 8월의 햇살을 참나무의 넓은 잎사귀가 푸른 그늘을 만들어 몸과 눈을 시원하게 해 줍니다. 가야할 산행을 위해 앞을 바라보니 산 속 작은 길이 등산객의 마음을 살랑이며 편안함으로 맞아주는 듯 합니다. 꼭! 저 산속 길의 걸을 때는 엉덩이를 살랑살랑 거리며 걸어야 할 것 같습니다.

'요렇게요! 실룩셀룩~'


길을 걷다보니 길가에 떨어진 참나무의 덜 영근 도토리와 잎사귀가 낙엽위에 다소곳이 놓여있더라구요. 결실을 맺지 못하구 사그라들어 지난 낙엽위에 더해질 모습을 상상하니 웬지 모를 아쉬움도 들고, 켜켜이 쌓였을 지나간 날들의 그리움, 또 다시 그 위에 놓인 지금의 이 순간이 희망의 기대감으로 교차됩니다.


산의 중턱으로 갈수록 소나무와 바위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아무래도 소나무는 흙 보다는 바위와 함께 어우러져야 하는 것 같습니다. 왜 소나무는 바위와 잘 어울릴까요? 요즘 도심의 가로수나 조경수로 소나무종을 많이 식수하는 것 같습니다. 보도블럭이나 아파트 건물의 콘크리트의 벽은 소나무와 어울릴수 있는 바위와 같은 환경을 제공해 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하산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 지나온 길을 되집어 보면 산은 하나로 뭉둥그려 그려집니다. 온통 나무와 흙과 바위등만이 기억되는데요, 등산로를 따라 걷다보면 주변에 눈에 띄지 않고 스쳐 지나가는 풍경이 있습니다. 오늘 산행은 그 무심코 스쳐지나가는 풍경을 담아봤습니다. 감상해 보시죠^^~*


바위틈에 낀 나무의 씨앗이 뿌리내렸지만 바윗면에 노출된 뿌리는 땅을 찾아 그 끝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고목에 꽃폈다'고 할까요? 거친 나무등줄기에서 싹을 튼 잎새.


잘려진 나무의 밑둥에 홈이 파여 있습니다.


앙증맞게 나란히 앞을 향한 넝굴 잎새 형제들..


고개들어 바라봐야 확인되는 고목..

어느덧 머나 먼 그 곳 '산불감시초소'에 다달았습니다. 등산로 옆 살짝보이는 안전난간이 전망대임을 말해주는 듯하여 가보니 딱트인 도심의 경관이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자! 이제 구룡산의 정상에 곧, 다달을 것 같습니다. 피부에 살짝배인 땀을 식히고, 다시 오르니 서울의 서초구와 강남구를 구분하는 이정표가 보입니다. 서초구에서 강남구로 넘어갑니다. 강남구의 지역부터는 이정표가 바뀌었습니다.


해발 306m의 구룡산 정상입니다. 너무 기분좋게 잘 올라왔습니다. 힘도 많이 들지않고 말이죠. 어린아이가 있는 가족단위의 등산에 정말 좋을 듯 합니다. 저와는 반대로 대모산에서 온 등산객분들이 많더라구요. 정상의 모습과 인증샷입니다.


역시 시간이 지체됐습니다. 대모산 고지를 앞에 두고 빠르게 하산토록 하겠습니다. 근데 어디로 하산을 하여야 할까요? 일단은 대모산방향으로 가겠습니다. 군사지역이라 그런지 철조망이 등산로와 붙어 있더라구요. 거기에 밧줄로 화단같이 만들어 놨는데 뉘집 앞마당도 아니고 좀 어울리지 않더라구요. 대모산 방향으로 내려가니 구룡마을로 하산이정표가 나왔습니다.

결정했습니다.

'구룡마을로 하산'


구룡산과 마찮가지로 구룡마을도 처음입니다. 어떤 곳 일까요? 내려오는 산의 방향이 북향이어서 그런지 습하고 올라올때와는 다르게 물길도 보이더라구요. 그리고 구룡산에서 처음 맞는 약수터, 물통에 물이 없는 지라 서둘러 도착한 천의약수터..

그러나 약숫물은 수질 불합격!

원인은 대장균 검출이라고 합니다. 여러분들 등산때 약수터 많이 이용하시는데요 수질검사성적(한달에 한번 검사하는것 같습니다.) 꼭 읽어보시고 식수로 적합한지 확인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자! 구룡마을에 도착했습니다.

구룡마을 가게에서 생수로 목을 축이고 마을을 한번 둘러봅니다. 나즈막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구, 뉘집 고양이인지 포즈도 취해줍니다. 구룡산과 대모산이 품고있는 형상의 구룡마을에 살던 어느 임신한 여인이 승천하는 용의 무리를 보고 소리쳤을수도 있습니다. 정말 뛰어난 인물이 구룡마을에서 나왔으면 하는 소박한 바램으로 마을 어귀에 때이른 코스모스를 끝으로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행복한 하루 되세요^^~*

파노라마로 본 구룡산일대의 모습